혁신의 중국·질주하는 선전

글로벌 기업 살린 선전 스타트업의 '혁신 아이디어'
지난 3월 선전 난산취(南山區)에 있는 벤처인큐베이터 차이훠촹커공간에 중국의 대표 가전기업 메이디(美的) 측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선전에 있는 젊은 창업자들에게 미래형 에어컨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는 요청이었다. 차이훠 측은 메이디를 위해 이틀간 공동 워크숍을 열었다. 인큐베이터에 있는 18명의 창업자와 메이디 측의 연구개발(R&D) 인력 12명 등 총 30명이 머리를 맞댔다. 창업자들은 미래형 에어컨을 위한 네 가지 혁신 포인트를 제시했다. 메이디 측은 “사내 R&D 인력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던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만족했다.

선전이 혁신산업의 메카로 떠오르면서 이곳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대기업이 몰리고 있다. 니베아(NIVEA)란 화장품 브랜드로 유명한 독일의 바이어스도르프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차이훠 측에 남성용 크림을 더욱 효과적으로 홍보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문의했다. 이에 한 창업자는 화장품 용기를 드럼으로 변신시키는 탈부착형 케이스를 제작해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 제품은 실제로 TV 예능 프로그램에 노출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한정판으로 제작한 2만 개 제품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 덕분에 알리바바의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쇼핑몰 티몰에 입점해 있는 니베아 공식 스토어의 팔로어 수는 80배나 급증했다.

미국의 소비재업체 크래프트 중국 법인은 쿠키 브랜드 ‘오레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경연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서 차이훠의 창업자 한 명이 오레오 쿠키를 이용해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미니 턴테이블을 출품했다. 크래프트 측은 이 제품의 발명특허를 몇십만위안을 주고 사들였고, 중국 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절찬리에 판매 중이다. 이 밖에 미국의 반도체기업 인텔은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혁신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테크코드 등 선전의 벤처인큐베이터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선전=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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