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출범 이후 첫 2년간 중국의 영유권 분쟁 상대인 인도에 가장 많은 자금을 지원했다고 홍콩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AIIB는 2016년 1월 발족 이래 모두 24건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승인했으며 이중 인도 관련 프로젝트는 5건, 10억7천400만 달러(1조1천475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AIIB 전체 지원액의 약 28%에 이르는 액수다.

AIIB가 그동안 승인한 인도 관련 프로젝트 차관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남부도시 방갈로르에 총연장 22㎞ 구간의 철도를 건설하는 대형 공사로 모두 3억3천500만 달러에 이른다.

중국 주도로 공식 출범한 AIIB가 정작 중국의 영유권 분쟁 당사국인 인도에 가장 많은 자금을 지원한 셈이다.

인도는 특히 5개 프로젝트에 총 11억9천만 달러의 지원을 요청해 승인을 기다리는 등 승인 대기건수에서도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서부 해안도시 뭄바이의 메트로 철도사업은 지원요청액이 5억 달러로, 최종 승인이 나면 AIIB의 지원분 가운데 단일사업으로는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인도는 지난해 수개월간 부탄 부근의 히말라야 고원지대 도클람 국경에서 첨예하게 대치했으며 5월에는 인도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불참을 선언하는 등 줄곧 껄끄러운 관계가 이어졌다.

인도는 특히 일대일로 참여국들을 겨냥해 "지속할 수 없는 부담"을 떠안을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하는 등 중국을 자극했다.

중국 역시 인도의 '뒷마당'인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등에 항구를 건설해 인도 포위망 구축을 노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네팔 등지에도 투자와 함께 차관을 지원하는 등 공을 들이면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중국 상해국제문제연구원(SIIS)의 자오 간청 남아시아 담당 연구원은 AIIB의 인도 지원과 관련해 "중국과 인도가 통상 인접한 거대국가들이 그러하듯 갈등을 빚더라도 거래는 거래"라며 양국의 영유권 분쟁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자오 연구원은 그러면서 "중국이 AIIB를 통해 인도를 지원하는 것은 여타 은행과 마찬가지로 전적으로 비즈니스에 입각한 결정"이라며 "인도에 대한 투자는 정치, 경제적으로 가장 안정된 국가 가운데 하나에 투자하는 것인 만큼 중국으로서도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주도 AIIB 최대 지원국은 中 분쟁상대 인도…"거래는 거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