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환경서 전투수행 능력제고…연간 대규모 훈련 45회까지 늘려
中 강군행보, 주변국 자극해 동아시아 군비경쟁 부추길 우려제기
"미군과 맞설 강군 건설하자"… 중국 인민해방군, 실전훈련 전력투구
세계 최강 미군과 맞설 현대화한 강군을 건설한다는 목표 아래 중국 인민해방군이 실전훈련에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의 원대한 로드맵을 제시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말 집권 후 중국군의 현대화와 함께 실전훈련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3년에 230만 인민해방군과 150만 인민무장경찰의 대규모 훈련횟수는 모두 합쳐 40회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2016년과 2017년에는 인민해방군 홀로 수행한 대규모 훈련횟수만 연간 45회에 달했다.

인민해방군이 이처럼 훈련을 강화하는 것은 미군과 맞설 유일한 수단이 실전훈련 강화에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베이징 해군군사연구소의 리제(李杰) 선임 연구원은 "중국은 수십 년 동안 전쟁을 치르지 않았지만, 미국은 해외에서 많은 전투를 통해 군의 역량을 강화했다"며 "인민해방군이 실전 대응능력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실전과 같은 환경 아래의 훈련을 늘리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군은 험한 지형과 가혹한 기후, 실제 전투와 같은 조건에서 하는 훈련을 갈수록 늘리고 있다.

2016년 12월 한 육군 여단은 병사들이 실제 화약을 장착한 폭발물을 손에 쥔 채 땅에 판 구덩이에 숨어 그 위로 탱크가 지나가게 하는 훈련을 했다.

지난해 8월 공군 조종사들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전투기를 몰고 남중국해로 향하는 훈련을 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중국의 최북단에 있는 부대가 열대 환경에서 전투를 수행하는 훈련을 했다.

지난해에는 중국이 해외에 마련한 첫 군사기지인 아프리카 지부티에서도 실전훈련을 했다.

중국군은 나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못지 않은 수준으로 실전훈련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나토는 지난해 100회의 실전훈련을 했으며, 이와 별도로 나토 개별 회원국들은 총 149회의 훈련을 했다.

중국군은 다른 국가 군대와의 합동 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 해군 주도로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근해에서 2년 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의 다국적 해상합동훈련 '림팩'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인도 등 여러 국가와 합동 훈련을 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세계 80여 개국과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전방위 해외 작전능력을 수행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공군이 지난달 처음으로 대한해협 동수도(일본명 쓰시마해협)를 통과해 서태평양에 진출한 것도 장거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전략 공군'과 '원양 해군'을 육성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는 "중국군은 갈수록 육해공 기동 작전과 대규모 병력의 장거리 이동, 함대 간 합동 훈련 등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다양한 군구(軍區)와 군종의 연합 작전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이 같은 실전능력 강화가 주변국에 위협을 가해 동아시아의 군비경쟁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지난달 CNN은 한국과 일본이 중국의 군비 확충에 대응해 F-35B 스텔스 전투기를 수륙양용 공격함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전투기 편대의 대만 인접 비행 등을 강화하면서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양국 사이에 일촉즉발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앤서니 웡(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중국군이 하는 훈련의 절반은 노골적으로 또는 은밀하게 대만을 겨냥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만약 중국군이 실제 전쟁을 수행한다면 그것은 대만 통일 전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