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해운회사 AP묄러머스크가 IBM과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물류플랫폼을 개발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머스크가 기업들의 공급망 개선을 위해 IBM과 합작벤처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합작사는 미국 뉴욕에서 사업을 시작하며 일부 국가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는 대로 6개월 안에 블록체인 기반 물류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물류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비용은 줄어들고 안전성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머스크와 IBM은 문서 및 행정 처리 비용이 전체 운송비의 2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블록체인은 각종 정보가 암호화돼 사용자에게 분산 저장되기 때문에 보안성이 높다. 또한 공급망 각 단계에 있는 회사들이 실시간으로 디지털화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 문서 처리 비용이 절감된다. 머스크 외 다른 해운사들도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줄어든 교역량에 적응하기 위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회사의 주요 자산인 물류 정보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6월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랜섬웨어 페트야(petya)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 머스크라인, APM터미널, 담코 등 그룹 계열사 업무가 일시 마비됐다. 매출 하락, 피해 수습 등으로 입은 손실만 2억~3억달러(약 2100억~3200억원)였다.

빈센트 클럭 머스크 최고상업책임자(CCO)는 “자료 및 서류 전송 비용은 상당한 수준이기에 블록체인 기술은 업계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효율성, 보안성, 속도 모두를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와 IBM은 해운물류에 블록체인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세계 표준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듀폰, 다우케미컬, 휴스턴항, 로테르담항, 미국·네덜란드 세관 등과 함께 관련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