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지 소굴(shithole)’ 및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좋은 관계’ 발언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공화·조지아)은 14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은 그런 단어(거지 소굴)를 쓰지 않았다. 중대한 와전”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사실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상원의원들과 만나 이민법 관련 논의를 하던 중 아이티와 아프리카 일부 국가를 거론하며 “우리가 왜 거지소굴 같은 나라들에서 이 모든 사람이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참석 의원들에 의해 전해지자 ‘인종주의 발언’이라는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이 일자 12일 트위터에 “내가 사용한 단어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정치 평론가인 에릭 에릭슨은 14일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 발언을 한 뒤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좋을 것’이라며 떠벌리고 자랑했다던데, 정작 그 방에 있던 사람들은 기억 못 한다고 하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관련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아마도 내가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인 듯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14일 트위터에 “나는 명백하게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갖게 될 것(I’d have)이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일어나자 백악관과 WSJ 측은 이날 인터뷰 내용 중 해당 부분 녹음 기록을 함께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녹음을 들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I’라고 했는지 ‘I’d’라고 했는지 분간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