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장관 이틀간 연찬회…전략·대책 집중 논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이 진통에 싸인 가운데 캐나다가 관계 장관 합동 연찬회를 갖고 미국을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등 강공 태세를 이어가고 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나프타 재협상 관계 장관 연찬외 참석 중 기자들과 만나 재협상 회담에서 미국의 요구가 캐나다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극단적' 내용을 담고 있다고 비난했다.

프리랜드 장관은 특히 "재협상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미국은 협정 탈퇴 가능성을 공개적이고 노골적으로 해 왔다"며 "우리도 처음부터 최선을 바라되 최악을 준비해 왔다"고 상기하고 "정부는 최종적인 결과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미국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며 탈퇴 위협을 심각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또 프랑수아-필립 샹파뉴 대외무역부 장관은 "우리 산업과 근로자들을 위해 일어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때 미국도 이를 이해할 것"이라며 "강고하게 버틸 때 존중받는다"고 강경 발언을 보탰다.

장관들의 강경 발언은 캐나다 정부가 미국의 나프타 탈퇴 선언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날 주가가 추락하고 캐나다달러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경제적 파문이 인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이날 정부는 나프타 재협상 수석 대표인 프리랜드 외교 장관을 비롯, 샹파뉴 대외무역부 장관과 빌 모노 재무부 장관 등 관계 장관들이 이틀 동안 연찬회를 갖고 재협상 전략과 대미 강경책에 대한 집중 검토에 들어갔다.

나프타 재협상은 오는 23일 몬트리올에서 6차 회담으로 이어진다.

이와 함께 정부는 미국이 캐나다와의 교역에서 부당한 반덤핑 및 상계 관세 부과 등 광범위한 불공정 행위를 저질렀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제소에서 캐나다가 미국의 불공정 행위로 지목한 사례는 목재 수입규제 분야를 비롯해 모두 180개 항목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는 WTO 제소가 나프타 재협상에서 미국과 빚는 충돌과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재협상에서도 목재 교역 규정을 싸고 양국 간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어 주목된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한편 정부의 대미 강경 자세에 대해 보수당 등 야당도 같은 입장을 표명하며 초당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보수당의 라이사 레이트 부대표는 방송에 출연해 정부 입장을 지지하면서 "우리가 워싱턴으로 가 미국과의 교역 문제에 관한 한 캐나다인은 한 목소리로 말한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나프타 재협상 '대미 강공'…강경 발언 잇달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