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국제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이 미국 시카고의 트럼프타워에 기습적으로 내건 현수막. 시카고AP연합뉴스
지난해 7월 국제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이 미국 시카고의 트럼프타워에 기습적으로 내건 현수막. 시카고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복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에게는 문제가 없는 협정이지만 그들(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이 서명한 협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다시 (협정에) 복귀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에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 합의인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혀 국제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환경주의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나는 환경을 매우 중시한다. 우리는 깨끗한 물과 공기를 원하지만 기업 경쟁력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리협정은 정말로 우리의 경쟁 우위를 깎아 왔으며 우리는, 나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솔베르그 총리와 나란히 서서 스스로를 환경보호주의자로 소개했다”고 전했다. 솔베르그 총리는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비판한 세계 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협정 복귀를 언급한 것은 향후 기후변화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잡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실제로 협정에서 완전히 탈퇴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보다 달성하기 쉬운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원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게 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탈퇴 선언 당시 “파리협정은 중국과 인도에 엄격하지 않다”며 “새로운 협정은 세계 모든 나라가 부담과 책임을 공유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지난해 9월 유엔에 파리협정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하면서 “미국 기업, 노동자, 납세자에게 더 호의적인 조건을 확인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파리협정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