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9일(현지시간) 남북 고위급회담 결과와 관련, “다음 (회담) 단계는 우리의 최우선 순위인 한반도 비핵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사진)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백악관은 평양의 다음 스텝으로 무엇을 보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는 북한 정권이 비핵화를 통해 국제적 고립을 종식하는 게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볼 수 있는 기회”라며 “북한이 계속 그 방향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또 평창 동계올림픽에 파견될 미국 고위급 대표단에 대해 “며칠 내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올림픽 뉴스 전문 인터넷매체인 어라운드더링스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시간 내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포함한 대표단 파견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부인 캐런 펜스와 동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 가족 중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CNBC 방송은 이날 “북한은 이번 남북회담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무기를 의제로 삼는다면 남북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며 “핵무기 프로그램은 남북 간 대화 의제가 아니라고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모든 최첨단 전략무기는 철두철미하게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한 부분을 언급하며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 (비핵화를 전제로 한)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설지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0일 “일본 정부는 남북회담을 표면적으론 긍정 평가하고 있지만 한국이 북한에 핵·미사일 개발 문제에서 안이하게 양보해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압력 노선에 균열이 생길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와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공동사설을 통해 “남북회담이 한반도 긴장 정세에 ‘정지 버튼’을 눌렀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회담은 올림픽을 계기로 실현된 것이어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