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를 싣고 한국으로 이동 중이던 이란 유조선이 6일 제주 인근 동중국해에서 중국 화물선과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다.

중국 CCTV 등에 따르면 이란 브라이트해운 소속 파나마 선적 유조선 ‘상치(SANCHI)’호가 이날 오후 8시쯤 상하이 해안에서 296km 떨어진 해상에서 홍콩 화물선 ‘창펑수이징(CF 크리스털)’호와 충돌했다. 상치호는 파나마에 등록된 배로 이란 국영유조선회사(NITC) 소유다. 이 배는 한화토탈이 주문한 6000만달러(약 639억원) 어치의 초경질유 13만6000t을 싣고 이란을 출발해 7일 충남 서산 대산항에 도찰할 예정이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 유조선이 수입처인 한화토탈이 임대한 선박이라고 보도했지만 한화토탈 측은 유조선을 임대한 것이 아니라 화주라며 선을 그었다. 한화토탈은 “해당 유조선은 일반용선 계약을 맺었기 문에 선박 운항, 충돌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은 한화토탈과 무관하다”며 “손실된 초경질유는 보험금으로 모두 처리 된다”고 설명했다.

유조선엔 이란 국적 30명과 방글라데시 국적 2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다. IRNA는 이번 사고로 실종된 32명이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화물선 선원 21명은 전원 중국인이며 모두 구출됐다.

기름 유출 규모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다만 초경질유는 휘발성이 강해 대부분 대기 중으로 날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