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투자 전문가들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를 최고의 장기 보유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뽑았다.

지난 6일 중국재경망에 따르면 미국 리서치회사 CB인사이츠가 월가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세계 64개 기업 중 10년간 보유할 만한 주식을 묻는 온라인 투표를 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CB인사이츠는 월드컵 본선과 비슷한 방식으로 6라운드의 결선투표를 벌였다. 알리바바는 1차전에서 스위스의 제약업체 노바티스를 제쳤고 이어 월트디즈니와 테슬라, 미국 민간 우주사업체 스페이스X, 애플을 눌렀다. 구글 알파벳과 페이스북, 텐센트 등을 누르고 올라온 아마존과의 결승전에서 알리바바는 63% 득표율로 우승을 차지했다.

월가는 알리바바 투자로 적잖은 재미를 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월가의 215개 대형 펀드 가운데 3분의 1이 알리바바 주식을 매입했다. 이들 펀드가 알리바바 투자를 통해 거둔 연 수익률은 시장 평균보다 훨씬 높은 33%에 달했다. 지난해 알리바바 주가가 약 96% 상승한 덕분이다.

알리바바는 작년 3분기 월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551억2200만위안(약 9조53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1% 늘었고, 순이익은 174억8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시장분석 업체인 MKM파트너스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이 애플이나 구글보다 먼저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리바바 외에 중국 기업 중에선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가 4차전까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는 3차전까지,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디디추싱은 2차전까지 진출했다. 한국 기업 중에선 삼성이 유일하게 1차전에서 우주항공기업인 영국 버진그룹을 눌러 관심을 모았지만 2차전에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에 고배를 마셨다. 소니, 도요타, 닌텐도 등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은 모두 1차전에서 패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