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국방력 강화를 공언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강경 대응 기조를 명확히 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4일 미에현 이세시에 있는 이세신궁을 참배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기존 국방정책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정말로 필요한 ‘방위력’을 강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2차 대전 이후 가장 어렵다”고 말해 국방력 강화가 북한을 의식한 것임을 명확히 했다. 또 “(위협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의) 정책을 바꾸기 위해 의연한 외교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중·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서로 적당한 시기에 가능한 한 빨리 개최하고 싶다”며 “현재 중국, 한국과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또 그동안 자신이 꾸준히 강조해 온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의 개헌과 관련해 “올해야말로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을 낳는 헌법의 모습을 국민에게 제대로 제시해 헌법 개정 논의를 심화하는 1년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헌법 개정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일정을 정하고 하는 것은 아니다”며 “여야가 폭넓게 합의하는 형태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경제 문제로는 일본 사회의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내건 ‘일하는 방식 개혁’을 위해 관련법의 국회 통과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 경제를 디플레이션에서 탈피시키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날 아베 총리가 참배한 이세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모시는 신사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