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기업 탈취했다"… 공개 성토한 기업인
중국 최초의 신용평가회사 중청신(中誠信)그룹의 마오전화 회장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린 동영상(사진)이 중국 재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동영상에서 마오 회장이 지방정부의 횡포를 공개 성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청신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마오 회장은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웨이보에 동북부 헤이룽장성 야부리 스키리조트 관리위원회로부터 당한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야부리 스키장을 배경으로 찍은 3분37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그는 “20여 년 동안 기업을 경영했는데 야부리관리위가 생기면서 가장 어두운 날이 왔다”며 “이들이 정부 일이라는 점을 내세워 20만㎡ 이상 토지를 불법 점유하고 기업을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야부리는 1996년 동계 아시안게임이 열린 곳으로 마오 회장은 20억위안(약 3280억원)을 투자해 이 스키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상적으로 기업 경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수시로 소방점검과 식품검역을 당했다”며 이 같은 사정을 이날 시찰하러 온 헤이룽장성 당서기에게 알리려고 했지만 끝내 만나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마오 회장은 “헤이룽장성 당서기와 전 세계가 이 동영상을 보기를 바란다”며 “내 말에 틀린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이 동영상은 부동산 대기업 소호중국의 판스이 회장 등 유명 인사의 웨이보로 퍼져나가며 파문을 일으켰다. 판 회장은 1800만 명의 팔로어를 두고 있다. 중국 기업인과 네티즌은 “성공한 기업가가 지방정부에 당한 억울함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만 하소연할 수 있다니” “이런 관리위는 사회의 암세포” “기업가를 우대해야 미래가 있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비난이 거세지자 헤이룽장성 정부는 웨이보를 통해 이 사건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