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대 압박과 제재라는 우리의 대북정책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북한 대화 추진에 대해서는 “지금 웃으며 사진 찍을 필요가 있나”라는 반응까지 내놨다. 한국과 미국이 대북정책을 놓고 대화와 압박 사이에서 다시 엇박자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책상 위에 핵 단추가 항상 있다’고 말했는데 내 책상 위에는 더 크고 더 강력한 버튼이 있다고 누가 전해줄 수 있는가”라며 “이 버튼은 잘 작동한다”고 올렸다.

이날 오전에는 “북한에 대한 제재와 다른 압박들이 큰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로켓맨(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처음으로 한국에 대화를 제의했는데 이게 좋은 뉴스인지, 나쁜 뉴스인지 두고보자”고 올렸다. 이는 김 위원장의 ‘핵 단추’ 위협에도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생각이 없으며 기존 제재와 압박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는 만큼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최고의 압박을 가한다는 우리의 대북정책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두 나라(남북한)가 대화하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그들의 선택”이라면서도 “우리는 김정은의 진정성에 매우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결코 북핵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떤 임시방편도, 웃으며 사진을 찍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남북대화 물꼬를 튼 김 위원장 신년사에 대해서도 냉담한 반응을 내놨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출연해 “(김 위원장의) 이번 신년사는 한국과 미국을 멀어지게 만들려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년사를 듣고 안심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분명 연휴 동안 샴페인을 너무 마셔서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한이 핵무기를 추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을 쫓아내라고 강요하고 협박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백악관은)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나선다니 말리지는 못하는 분위기”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고 손들고 나오지 않는 한 끝을 보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