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내 반(反)정부 시위 확산으로 국제 석유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어섰다. 브렌트유 두바이유와 함께 세계 3대 원유 모두 6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3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WTI는 장중 배럴당 60.87달러를 찍으며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전날 장중 배럴당 67.29달러까지 올라 2015년 5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한 뒤 소폭 하락했다가 이날 다시 67달러대를 회복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두바이유 가격도 전날 64.02달러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정정 불안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비(非)OPEC 국가가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감산 연장에 합의한 상황에서 가세한 변수다. 올해 미국이 산유량을 늘릴 것이란 전망에도 헤지펀드 투자자들은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지정학적 위험 때문에 유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이란은 하루평균 380만 배럴을 생산하는 OPEC 3위 산유국이다. 비아르네 셸드로프 스웨덴 SEB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란이 원유 생산을 중단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위로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