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관련 업계가 전기차 등 미래자동차 사업 강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일본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자동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1조5000억엔(약 14조479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100여 개 전 차종에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V) 모델을 마련하기로 했다. 일본 주요 소재부품 업체도 차세대 차량용 제품 생산과 개발을 강화하기로 했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EV·HV·연료전기차(FCV) 등 전동모터로 구동되는 자동차 생산대수를 2030년까지 전체 차량 생산의 절반인 550만 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HV 450만 대, EV와 FCV를 합쳐 100만 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를 반영해 친환경차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소형차뿐 아니라 중대형 승용차와 트럭 등도 EV 모델을 확대키로 했다.

다만 다른 자동차 제조사보다 기술력이 높다고 판단되는 ‘HV 우위’ 기조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도요타의 EV 생산 계획은 중국과 유럽시장에서 2025년까지 300만 대의 EV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운 독일 폭스바겐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전기차 경쟁력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개발 등을 위해 2030년까지 총 1조5000억엔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지난 13일 파나소닉과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소재업체들도 차세대 자동차 관련 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세키스이화학공업은 200억엔(약 1930억원)을 투입해 커넥티드카 핵심 부품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필수재료인 중간막을 생산하는 네덜란드 공장을 증설키로 했다. 중간막은 자동차 운전석 앞 유리에서 각종 주행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핵심 부품이다. 쿠라레도 내년부터 한국 공장에서 중간막 등의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이 밖에 스미토모화학과 스미토모금속광산 등은 리튬이온배터리 재료 생산을 늘리기로 했고, 미쓰비시캐미컬과 도레이는 차량용 흡음재 생산에 뛰어들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