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자동차 딜러 대신 온라인을 통해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온라인에서 이뤄진 자동차 거래 증가율이 오프라인 판매 증가율의 네 배 이상을 기록했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온라인을 이용해 자동차를 산 사람은 전체 차량 구매자의 5%를 차지했다. 2014년 1%에 불과하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다섯 배로 늘어난 수치다.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반에 따르면 작년 중국에서 온라인을 통해 이뤄진 자동차 거래량은 100만 대, 액수로는 150억달러(약 16조3455억원)에 달했다. 온라인에서 판매된 차량 대수가 스페인에서 팔린 전체 자동차 수보다 많았다. 2012~2016년 중국에서 온라인 차량 거래는 연평균 65.5% 증가한 데 비해 같은 기간 오프라인 차량 거래는 연평균 13.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독일 BMW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미니 1600대를 온라인에서 판매했다.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챗을 통해 5분 만에 100대의 미니를 팔기도 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지난달 11일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행사에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온라인 쇼핑몰 티몰을 통해 하루 동안 10만 대의 자동차가 판매됐다. 상하이폭스바겐과 비야디(BYD), 광치혼다, 포드 등 대형 자동차 기업이 티몰에서 차량을 팔았다.

젊은 층은 온라인에서 차량을 사는 것을 더 편하게 느끼기 때문에 갈수록 온라인 자동차 판매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중국에서 18~24세 소비자는 물건을 구매할 때 온라인을 선택하는 비율이 다른 연령층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이 자동차 유통의 중요한 채널로 자리잡으면서 자동차 금융서비스 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중국에선 전체 차량 구매자의 30%가량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동안 은행과 카드회사가 이 시장을 장악했지만 최근 온라인 금융회사가 자동차 금융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텐센트가 설립한 인터넷은행 위뱅크는 15일 이내 무료 환불, 1시간 내 대출 승인 등 은행이 하지 못하던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