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기 국무장관, 군 출신 기용설… 대북정책 더 세지나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연내 교체설이 확산되고 있다. 후임으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사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대북(對北) 정책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경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틸러슨 장관이 남아 있기를 바라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여기 있다. 나와 함께 있다”고 답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같은 취지의 질문에 “지금 시점에서 인사 발표는 없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인사가 없지만 언젠가는 교체 인사가 있을 수 있다는 뉘앙스다.

뉴욕타임스는 전날 백악관이 조만간 국무장관을 틸러슨에서 폼페이오 국장으로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이런 계획을 입안해 참모들과 의논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모호한 답변으로 틸러슨 장관 경질 논란을 불식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미 언론들은 폼페이오 국장과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틸러슨 장관 후임으로 거론해 왔다. 무게 중심은 폼페이오 국장 쪽으로 기울고 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폼페이오 국장과 헤일리 대사 중 누가 국무장관이 되든 미국의 대북정책은 지금보다 훨씬 강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접촉을 시도해 왔다. 지난 9월 중국 방문 때는 “2~3개 대북채널이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트위터에 “대단한 틸러슨 장관의 노력은 시간 낭비”라고 비꼬았다.

초강경 우파 그룹인 티파티 소속 3선(選) 연방하원 의원 출신인 폼페이오 국장은 북한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는 7월 북한의 1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축출과 북한 내 핵시설 정밀폭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폼페이오 국장 기용 시 국무·국방장관, 백악관 비서실장이 모두 군(軍)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켈리 비서실장은 해병대 4성장군 출신이고 폼페이오 국장 역시 미 육군사관학교를 수석 졸업한 뒤 육군 기병대 장교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