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中 공산당 패권·확장 추구하지 않을 것" 자신감 피력
외빈 명단에 북한 인사 없어…북중 관계 경색 가속
중국 공산당 '세계정당대회' 개막… 북한 대표단 불참
집권 2기를 맞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전 세계 정당을 모아 놓고 중국 공산당 체제의 자신감 과시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행사를 바로 앞두고 북한이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도발을 한데다.

대표단마저 파견하지 않아 중국의 체면을 구겼다는 일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 공산당과 세계 정당간 고위급 대화'는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의 연설을 시작으로 사흘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시 주석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중국 공산당은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찾는 것)라는 이념 아래 인류 운명 공동체 구축에 노력할 것"이라면서 "2013년 처음 이를 제기한 이래 중국과 세계가 이를 위해 협력하고 이론이 행동으로 바뀌는 걸 봐서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는 인류 운명 공동체 이론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며 인류 운명 공동체와 각국의 운명은 함께 연결돼 있으며 이런 이념을 통해 전세계를 화목한 가정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공산당은 인민과 인류 진보를 위해 노력해 세계에서 가장 큰 정당이 됐다"면서 "중국 공산당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공헌할 것이며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확장 하지도 않을 것이며 한 나라가 자국 안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안보를 위협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막식에서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바로 옆자리를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에 배정하는 등 로힝야족 인종청소 사태로 가까워진 양국 관계를 반영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주요 대표들과 함께 시 주석 좌석의 바로 뒷줄을 배정받았다.

'인류운명공동체의 구축과 아름다운 세계의 공동 건설 : 정당의 책임'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중국 공산당이 19차 전국대표대회 이후 처음으로 개최하는 국제 외교 행사로 120여개국의 200여개 정당 및 정치조직의 지도급 인사 46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19차 당 대회의 내용을 소개 및 토론하는 전문 세션 외에 세계 정당이 처한 도전과 미래를 논의하며 인류운명공동체 및 '아름다운'(美好) 국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 참여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행사 내용은 시 주석이 19차 당 대회에서 주창한 내용으로 채워져 '시진핑 절대 권력'을 대내외에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시 주석이 내세운 제도와 노선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공산당 일당체제의 효율성이 서구 민주체제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홍보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행사는 이미 지난달 30일부터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주관의 각종 면담과 참관 등을 통해 사실상 시작됐으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이날 방중해 허이팅(何毅亭) 중앙당교 상무부교장(장관급)을 만나는 등 관련 일정을 소화했다.

추미애 대표는 1일 개막식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고 3일에는 2차 전체회의에서 기조연설도 하는 등 최고 귀빈 대우를 받았지만 북한 대표단은 불참했다.

이번 행사 안내 책자에 실린 462명의 외빈 명단에도 북한 대표는 없었다.

주중 대사들을 위한 좌석에도 지재룡 북한대사 모습이 보이지 않는 등 북한 측 인사들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이처럼 북한 대표단이 시진핑 집권 2기 들어 야심 차게 준비한 국제행사에 불참함에 따라 향후 북·중 관계는 더욱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중 갈등은 지난 17일부터 나흘간 시 주석의 특사인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방북했으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지 못하면서 감지됐다.

이어 지난달 29일 북한의 ICBM급 '화성-15형' 발사 도발에 이어 북한이 '중국 공산당과 세계 정당 고위급 대화'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으면서 북중간 갈등 수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 대표단이 이번 행사에 오지 않은 걸로 확인됐다"면서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이 오지 않은 것은 최근 불편한 양국 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