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유명 기업인이 후원하는 사립학교 알트스쿨이 학생들을 위한 컴퓨터프로그래밍(코딩) 교육에 중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제작한 로봇 키트를 사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선전에 있는 로봇 제조업체 메이크블록이 주인공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알트스쿨은 디지털 시대의 미래형 학교로 불린다. 창의적인 정보기술(IT)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반 단위로 함께 수업을 듣는 기존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역량과 기호에 맞춰 1 대 1 수업을 한다. 저커버그를 비롯해 피에르 오미디야르 이베이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의 부인인 로웰 파월 잡스 등 실리콘밸리의 저명 기업인들로부터 1억달러(약 1084억원)를 투자받아 주목받았다.

2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알트스쿨은 최근 메이크블록이 제작한 레고 형태의 로봇 키트를 활용해 코딩 교육을 하고 있다. 중국의 로봇이 미국의 미래 인재를 기르는 데 쓰이는 것이다. 메이크블록은 중국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다. 왕젠린(32)이 2013년 세운 교육용 로봇 제조업체다. 스마트폰으로 조종할 수 있는 다양한 로봇 키트를 생산한다. 제품 가격은 2만~3만원부터 시작해 최고 100만원에 이른다.

세계 2만 개 이상의 학교가 이 로봇 키트를 사용해 코딩 교육을 하고 있다. 140개 국가에 제품을 판매한다. 매출은 2013년 43만5000달러에서 지난해 1800만달러로 40배 넘게 증가했다. 매출의 70%를 해외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이 회사가 내놓은 제품 ‘뉴런’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CES)에서 혁신상을 받을 예정이다. SCMP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최근 이 회사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