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알렉산더 AIIB 부총재
'일대일로'는 중국 정책이면서 동시에 80개 회원국의 사업
이사회에 한국·영국 등 12개국 참여… 특정 국가의 정치적 영향 차단
AIIB가 '일대일로' 자금통로?… "중국 뜻대로 움직이는 조직 아냐"

대니 알렉산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수석부총재(사진)가 22일 “AIIB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협력하는 것은 맞지만 중국 뜻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AIIB가 일대일로로 국제사회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중국의 자금 통로가 될 것이란 비판에 선을 그은 것이다.

알렉산더 부총재는 이날 서울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한 인터뷰에서 “일대일로는 중국의 정책이기도 하지만 80개 AIIB 회원국 모두의 사업이기도 하다”며 “AIIB는 ‘지속가능한 인프라’에 초점을 두고 경제적 이익, 재무적 안정성, 환경 보호 등 자체 기준에 따라 모든 사업을 평가하고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교부와 주한 영국대사관이 후원하고 국립외교원과 영국 윌턴파크 콘퍼런스가 공동 주최한 ‘동아시아와 법에 의한 국제체제’ 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AIIB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항하기 위해 2016년 중국 주도로 설립된 다자 간 국제기구다. 중국을 견제하는 일본은 아직 AIIB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알렉산더 부총재는 “AIIB는 기존 WB와 ADB 회원국 모두에 열려 있는 만큼 일본 정부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인도와의 갈등을 촉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다만 “AIIB는 인도에서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 모두 AIIB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부총재는 중국 등 특정 국가가 AIIB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IB 이사회는 중국 한국 인도 영국 등 12개국 대표로 구성돼 있고 중국은 한 표를 행사할 뿐”이라며 “AIIB는 정치적인 이유로 사업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주요 아시아 국가엔 기회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국제사회에서 뒤로 물러서고 있는 상황이 오히려 아시아 리더십이 부상할 수 있는 기회”라며 “AIIB가 인프라 투자라는 공동의 이익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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