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리커창, 필리핀 아세안회의 기간에 RCEP 정상회의 참석 확인
트럼프, 日주도 TPP 거절하자 中 RCEP 속도… 첫 정상회의 개최
미국의 이탈로 사실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필리핀 아세안회의 기간에 첫 정상회의를 갖기로 했다.

7일 중국청년망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오는 12∼16일 제12회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기간에 열리는 RCEP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며 RCEP 정상회의 개최 사실을 확인했다.

RCEP이 협상을 시작한지 5년만에 처음으로 정상들이 모이는 것이다.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전날 언론브리핑에서 RCEP 16개 회원국이 동아시아 정상회의 기간에 개최하는 정상회의에 리 총리도 참석할 것이라며 이들 정상이 그간의 RCEP 협상과정을 되짚어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상들은 회의에서 회원국 통상장관들이 준비한 평가보고서를 청취하고 협정이 조기에 타결될 수 있도록 다음 협상에 대한 지도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RCEP에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에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6개국이 가세하고 있다.

RCEP은 2012년 발의된 이후 지난달 24일 인천 송도에서 협상까지 모두 20차례의 공식협상과 8차례의 장관급 회의를 했다.

RCEP 협정이 발효되면 총인구 30억 명, 전 세계 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경제권이 만들어진다.

RCEP에 미국과 일본은 빠져있다.

왕 부부장은 "상품, 서비스, 투자 양허수준에서 각자의 조건을 제시하는 실질적 협상단계에 진입했다"며 "회원국이 많고 발전 수준도 다르기 때문에 협상이 매우 복잡하기는 하지만 이미 중요한 시각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협정을 주도하는 중국은 특히 RCEP 조기타결을 서두르는 입장이다.

미국 주도의 TPP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현재 진행되는 유일한 대규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라는 점에서 중국은 RCEP 추진을 '자유무역 수호' 대의를 제창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일본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일본 재계 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 "TPP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게 될 것"이라며 재가입 계획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일본의 주도로 나머지 11개국 TPP 참가국들이 TPP 합의를 공포할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한국은 TPP에는 빠져있으나 RCEP에는 가입해 있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했던 TPP에 대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경제 나토'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노력에도 RCEP에 참여하는 16개국들 역시 합의 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RCEP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실질적 내용을 합의하지는 못할 것이고 TPP에 대한 승리에 가까운 발표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CEP 회원국들은 현재 양허 수준 개선과 시장개방 범위 및 기준에 대한 핵심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