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가전업체인 파나소닉이 건설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기존의 회사 주력 사업구조를 ‘가전제품’ 중심에서 전기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부품’과 가전제품 및 사물인터넷(IoT)기술과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주택사업’의 양대 축으로 바꾼다는 사업전략도 마련했습니다.

단순히 TV나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을 따로 팔기보다 집을 지으면서 세트로 한꺼번에 파는 쪽으로 회사가 나아갈 길을 수정한 것입니다. 주택설비기기 사업을 통해 가전과 융합한 주택 공간을 제공한다는 게 목표입니다. 외장 등 주택설비 관련 매출증가도 동시에 노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움직임을 착착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이니치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지난 1일 일본 중견 건설사인 마쓰무라구미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수금액은 약 100억엔(약 1000억원)정도로 추정됩니다. 파나소닉이 건설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1894년 설립된 마쓰무라구미는 간사이국제공항 여객터미널과 국립신미술관을 시공한 경력이 있는 업체라고 합니다. 여담입니다만 한국에선 파나소닉과 마쓰무라구미 모두 ‘전범기업’으로 지명됐던 ‘경력(?)’이 있기도 합니다.

파나소닉은 기존에 단독주택 건설·분양사업을 하던 자회사 파나홈과 연계해 중고층 맨션(한국 아파트에 해당)판매로 시야를 넓힌다는 계획입니다. 파나홈은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4~5층 규모 맨션을 건설하고 있지만 10층 이상 고층 분야는 취약하다고 합니다. 이번 마쓰무라구미 인수로 고층건물 전용 시공관리자 등 유자격자를 확보해 고층건물 분야로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분석입니다.

파나소닉이 건축 분야에 관심을 키우는 것은 집을 지은 뒤 가전이나 주방 등 주거 시설을 통째로 세트로 파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고층건물과 대형 맨션단지로 확대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빌트인 가전이나 인테리어 시장이 작은 규모는 아니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직접 건설 사업에 진출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파나소닉은 아예 건물 설계 단계에서부터 자사 가전제품들로 도배하고, 자사 제품의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쪽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건축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신사업을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기도 합니다. 파나소닉은 미국 IBM과 제휴해 인공지능(AI) 왓슨을 활용한 ‘인공지능주택’ 서비스를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인공지능주택은 AI가 주인이나 지인의 얼굴을 익혀 조명과 공조를 자동으로 제어하고, 자동 방범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지칭합니다. 또 고령화 사회인 일본의 특성을 감안해 노인 보조 설비를 갖추거나 요양보조 로봇을 도입한 ‘고령자 전용주택’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파나소닉은 전사적으로 건설부문 홍보와 판로확대를 도모해 현재 주택업계 7위에서 3위선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입니다. 일본이 최근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건설 산업에 우호적인 시기를 맞이한 점도 기대를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파나소닉의 새로운 주력 사업이 회사 기대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시장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약간의 과장이 포함된 표현이겠습니다만 파나소닉은 과연 가전회사에서 건설회사로 성공적으로 변신할 수 있을까요.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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