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사관과 300m 거리…"한국인 사상자 없어"
아프간 카불 외교단지서 IS 자폭테러… 8명 사망 20여명 부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외교단지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자폭테러가 벌어져 최소한 8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31일 아프간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께(현지시간) 카불 시내 와지르 아크바르 칸 외교단지 14번가에서 폭탄 조끼를 입은 테러범이 자폭했다.

다울라트 와지리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은 "초기 정보에 따르면 테러범은 오토바이를 타고 있었으며, 1단계 검문을 통과했으나 2단계 검문에서 제지되자 자폭했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현지 경찰은 자폭테러범이 12∼15세 정도로 어려 보였다고 말했다.

사상자들의 신원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국 대사관 등에서 일하는 아프간인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이 일어난 곳은 국방부 대외관계 사무소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으로 주변에 여러 나라 대사관이 있으며 한국 대사관과도 불과 300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오후 4시께 폭발음이 들려 대사관 내 직원들이 모두 대사관 지하로 대피했다"면서 "비상연락망으로 아프간에 체류하거나 방문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인한 결과 대사관 직원을 포함해 아프간에 있는 한국인 33명 모두 안전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IS는 연계 선전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카불 시내 와지르 아크바르 칸에서 폭탄 조끼를 사용해 공격했다"고 밝혀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린존'으로 불리며 콘크리트 벽으로 외부와 차단된 카불 외교단지는 출입하려면 몇 단계의 검문을 거쳐야 하는 등 엄중한 테러 경계를 한다.

하지만 지난 5월 31일 테러범이 폭발물을 실은 저수탱크 차량을 검문을 피해 외교단지 내로 몰고 와 독일대사관 부근에서 폭발시켜 아프간인 경비원 등 150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다친 바 있다.

IS는 당시 테러도 자신들이 했다고 주장했지만, 아프간 정보당국은 탈레반 연계조직 '하카니 네트워크'가 이 테러를 저질렀으며 배후에 파키스탄정보국(ISI)이 있다고 주장했다.

5월 테러 이후 카불 외교단지 내에서 자폭테러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탈레반과 정부군의 내전이 16년째 이어지고 있는 아프간에서는 지난 20일 IS 소속 자폭 테러범이 카불 시아파 사원에서 자폭해 예배 중이던 이슬람 시아파 신자 56명을 살해하는 등 최근 IS와 탈레반의 테러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