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상8하' 내규도 사실상 철폐…과거 회의추천 제도 폐단 강조
"쑨정차이·저우융캉·링지화 부정선거"…관시(關係)표·뇌물선거
중국 지도자 선출방식 뜯어고쳤다… 시진핑이 후보 57명 개별면담

중국이 기존의 공산당 지도부 선출 방식을 뜯어고치고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직접 57명과 개별면담을 거쳐 새 지도부를 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영 신화통신은 27일 19기 지도부의 선발 기준과 절차를 상세 보도하면서 시 주석 본인이 19차 당대회전 2개월에 걸쳐 57명의 추천 후보들과 직접 면담을 갖는 절차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특히 저우융캉(周永康), 쑨정차이(孫政才), 링지화(令計劃) 등 낙마한 고위관료들이 모두 '회의추천'을 통한 선출 방식을 악용해 내부 부정선거를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이 같은 변화는 후진타오(胡錦濤) 시대에 수립된 인재선발 제도가 시 주석에 의해 폐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년 내규도 신축적으로 고려해 진퇴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바꿨다면서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불문율이 사실상 철폐됐음을 확인했다.

19기 지도부 구성에서 바뀐 인선절차는 일정 범위내에서 추천, 건의된 후보들을 대상으로 대면해 의견을 청취하는 개별 면담과 조사연구, 심의 과정을 거쳤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이번 지도부 재편에서 중앙위원 205명과 정치국원 25명, 상무위원 7명이 선출됐다.

이중 한 성부급(省部級·장관급) 후보는 지난 5월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회견실에 대기하면서 3부의 면담자료를 열독한 다음 이를 독자적으로 사고 판단하는 시간을 갖고 한 상무위원급 지도자와 개별 면담을 가졌다.

사전 심사를 당한 한 간부 후보는 "추천인 수와는 상관없었다"며 "이해한 만큼, 생각하는 만큼 말하면 됐다.

있는 그대로 하고 싶은 말을 다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도 지난 4월 하순부터 6월까지 시간을 따로 빼놓고 미리 전현직 당정군 지도부의 의견을 듣고서 후보 57명과 개별 면담했다.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들도 모두 258명의 후보와 면담을 가졌고 중앙군사위원회 책임자도 32명의 군 지휘부 후보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처럼 중국 당국이 지도부 선출과정을 세세하게 공개한 것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중국 당국은 이를 통해 새 지도부 구성이 당내 민주절차와 민의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정 간부에 대한 감독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통신은 이와 함께 17차, 18차 당대회에서 채택된 '회의추천' 선출방식이 심각한 폐단을 가져왔다며 표를 끌어모으거나 후보 명단에 답을 표시하는 등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관시(關係)표, 인정(人情)표가 성행하며 민의에 부합하지 않는 '멋대로 선거'가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중국 공산당은 공개적인 선거유세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쑨정차이, 저우융캉, 링지화 등 낙마한 3명의 고위직도 모두 '회의추천' 제도를 악용해 표를 모으거나 뇌물을 제공하는 등 불법 조직활동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중에서 링지화는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상무위원들의 투표성향을 미리 낱낱이 파악해 후보중 최고득표율을 기록한 적 있었다.

이 같은 부정선거는 후난(湖南)성, 랴오닝(遼寧)성 인민대표 선출과정에서 대대적으로 자행돼 1천명 가까운 대표들이 자격을 박탈당한 적도 있었다.

통신은 '지도자 직무'가 결코 철의자(鐵椅子·평생직위), 철모자(鐵帽子·장기권력)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령상 규정에 부합하더라도 추천, 지명되지 않을 수 있고, 정치적 표현, 청렴성 여부, 사업적 필요에 따라 "유임될 수도, 전보될 수도, 승진할 수도, 퇴진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부주석과 양징(楊晶) 중앙서기처 서기가 정년에 이르지 않았는데도 정치국원 선출에서 탈락한 이유가 여기에서 설명이 된다.

통신은 전체 지도부의 진퇴 비율이 비교적 적당하며 일부 당정 지도자는 자발적으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좡더수이(庄德水) 베이징대 염정건설연구센터 부주임은 "새 제도는 개별 후보의 생각을 심도있게 이해하고 의견수렴 범위를 넓혀 선발의 정확성을 기하자는 뜻"이라며 "당국이 지도간부에 대한 공신력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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