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공군 사린가스 투하"…러시아·시리아 전범혐의 부인
시리아 독가스 참사는 아사드정권 소행… 유엔조사단 결론
유엔 조사 결과 올해 4월 시리아 이들리브 주 칸셰이쿤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소행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26일(현지시간) AFP통신이 기밀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유엔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JIM)은 "항공기 한 대가 공중에서 폭탄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피해 지역에) 사린 가스를 보냈다"고 밝혔다.

합동조사단은 "시리아아랍공화국(시리아의 공식 국호)이 2017년 4월 4일 칸셰이쿤 사린가스 유포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화학무기 사용은 국제사회가 엄격히 금지하는 전쟁범죄인 까닭에 이번 보고서를 둘러싼 공방의 귀추가 주목된다.

올해 4월 4일 아침 일찍 발생한 칸셰이쿤 독가스 공격에서는 최소 87명이 목숨을 잃었다.

처참한 현장을 담은 사진이 퍼져 전 세계의 공분을 샀다.

미국은 당시 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추정되는 항공기가 이륙한 시리아 공군기지에 순항 미사일 폭격을 가했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화학무기 사용 책임자를 가려내기 위한 조사단의 임무를 1년 연장하자는 미국 주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상임이사국 자격으로 거부권을 행사한 지 이틀 뒤에 나왔다.

러시아는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임무연장 여부를 결정하자고 요구하다 지난 24일 안보리 표결이 강행되자 거부권을 행사했다.

시리아의 동맹인 러시아는 JIM이 작성한 보고서를 의결 전에 검토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거절당했다.

이번 결정을 포함해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총 9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다.

러시아는 사린가스는 폭탄이 지상에서 곧바로 터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서방 주장처럼 시리아의 공습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앞서 시리아는 테러조직이 독극물을 저장해온 창고가 공습을 받아 독가스가 누출됐다며 유사한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유엔 전문가 패널의 이번 보고서를 환영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번에 드러난 압도적인 증거를 무시하는 것은 대다수가 동의하는 국제 규범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보리는 화학무기 사용이 용인되지 않는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야 하며, 불편부당한 조사단의 작업을 온전히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렇게 하지 않는 국가는 이 같은 끔찍한 무기를 사용한 독재자나 테러리스트보다 나을 게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과 OPCW의 합동조사단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2016년 9월 알레포 북부 움 호시 마을에서 머스터드(겨자) 가스 공격을 한 사실도 밝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