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공산당과의 밀착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오는 18일 열리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란 분석이 나온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를 비롯해 텐센트, 바이두, 시나닷컴 등 대형 IT 기업 35곳 이상이 최근 사내에 공산당위원회를 새로 만들었다.

당위원회는 개별 기업의 사업과 전략 방향이 공산당의 지침과 정책 목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감독하는 사내 조직이다. 공산당이 기업 의사결정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장치인 셈이다. 의장은 통상 홍보 전문가가 맡고, 위원은 공산당 지도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일부 기업은 최근 당위원회 설립 등 공산당을 지지하는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자전거 공유 서비스 1위 기업인 오포는 당위원회를 구성한 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에 이를 홍보하는 글을 실었다.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JD닷컴)은 정부의 빈곤 퇴치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실을 홍보했고, 최대 인터넷방송 플랫폼 회사 더우위는 공산당의 역사를 선전하는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웠다.

FT는 “당대회가 다가오자 공산당과 기업의 유착이 IT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해외 투자 유치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해 당위원회 설립을 알리는 걸 꺼리던 과거 모습과는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상장기업에 대한 공산당의 간섭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최소 288곳이 공산당의 경영 개입을 인정하도록 정관을 고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7월 말 기준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3314개 기업의 8.7%에 이른다.

샤운 레인 중국시장연구그룹 상무는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3대 IT 기업도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을 나타내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중소기업, 신생 벤처기업까지 공산당과의 결탁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