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15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북한·중국·러시아 3개국이 참가한 국제전자상거래 및 산업제품박람회가 열렸다. 박람회에 참가한 북한 기업의 전시부스 모습.  /한경DB
지난해 7월15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북한·중국·러시아 3개국이 참가한 국제전자상거래 및 산업제품박람회가 열렸다. 박람회에 참가한 북한 기업의 전시부스 모습. /한경DB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북한이 설립한 기업들에 120일 안에 폐쇄하라고 통보했다.

상무부와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은 28일 홈페이지에 낸 공고를 통해 “지난 1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2375호 18항에 따라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발표했다.

폐쇄 대상에는 북한과 중국의 개인이나 기업이 중국 내에 세운 합작기업과 합자기업, 북한이 독자적으로 설립한 기업이 포함된다.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북한 개인이나 기업과 합작·합자 설립한 기업도 폐쇄해야 한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폐쇄 조치는 각 성(省)급 주관 부처와 공상행정 부처가 책임지고 집행하기로 했다.

다만 비영리·비상업적 공공 인프라 등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승인한 사업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다. 예외 항목과 관련된 기업은 서면 신청서를 성급 주관부처에 제출한 뒤 상무부 심사를 통해 허가받아야 한다. 이 조치는 안보리 결의가 통과된 지난 12일부터 적용되는 점을 감안할 때 해당 기업은 내년 1월9일까지 폐쇄해야 한다.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중국 내 북한식당도 폐쇄 대상에 포함돼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과 기업, 금융회사 제재) 카드를 꺼내들며 북한에 압박을 강화하는 데 공조하고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북 제재 결의 2375호는 “모든 회원국은 자국 내에서 자국민이 북한 기업체 또는 개인과 기존 및 새로운 합작사 혹은 협력체를 개설·유지·운영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결의에 따라 지난달 25일 북한의 개인이나 기업이 향후 중국에서 합작기업, 합자기업, 외자기업 등을 새로 설립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북한이 이미 설립한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금지했다.

지난 23일엔 북한으로 액화천연가스(LNG)와 콘덴세이트(천연가스에 섞여 나오는 경질 휘발성 액화 탄화수소)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북한산 섬유제품 수입도 전면 중단했다.

다음달 1일부터는 안보리 결의의 수출 제한 상한선에 맞춰 북한으로 수출되는 정제 석유제품의 양도 줄이기로 했다. 새 대북제재 결의는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북한에 수출되는 석유제품이 50만 배럴(6만t)을 넘지 않도록 하고, 내년 1월부터는 연간 수출량이 200만 배럴(24만t)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