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로봇 도입 기업에 3000만엔 지원
일본은 ‘로봇 천국’으로 불린다. ‘아톰’ ‘건담’ 같은 각종 애니메이션 캐릭터부터 산업용 로봇, 음식점이나 편의점 업무를 보조하는 로봇까지 곳곳에서 로봇을 접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로봇 개발도 활발하다.

화낙, 야스카와, 가와사키 등 세계 산업용 로봇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능인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로봇에 앞다퉈 접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화낙은 차세대 지능형 스마트 팩토리 구축·운영 솔루션으로 공장에서 고장 예측부터 생산 데이터 수집 및 활용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했다.

전통적인 로봇 제조업체가 아닌 기업들도 미래 먹거리로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는 걸어다니는 이족보행 로봇 ‘아시모’로 유명하다. 소프트뱅크는 2014년 사람의 감정 변화를 인식해 사람과 상호 교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한 대화형 로봇 ‘페퍼’를 선보였다. 페퍼 이후 일본에선 다양한 대화형 로봇이 등장했다. 지난해 4월 샤프가 19만8000엔(약 201만7000원)에 ‘로보혼’을 내놨고, 도요타자동차도 ‘KIROBO 미니’를 3만9800엔(약 40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NTT도코모는 아톰 디자인을 적용한 대화형 로봇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주요 공항과 상점, 호텔은 로봇 실증실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나리타공항에서는 라운지에서 음료서비스 등 호텔식 서비스 로봇 실증실험이 진행됐다. 도쿄의 대표적 관광지역인 오다이바에 있는 다이버시티에선 히타치제작소와 히타치빌딩시스템, 미쓰이부동산이 합작한 인간형 로봇을 이용해 다국어 반응 실험과 로봇 자율주행 실증실험을 했다.

로봇의 사용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일본 4대 건설사 중 한 곳인 시미즈건설은 주변 상황을 파악해 움직이는 자율로봇을 개발해 내년부터 오사카의 빌딩 건설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편의점 체인 로손의 오사카 모리구치점은 작년 말부터 물건값을 계산해 주는 무인계산 로봇을, 덮밥 체인 요시노야는 일부 매장 주방에 설거지 로봇을 배치했다. 고지마기연공업은 닭꼬치를 꿰는 로봇까지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사회 각 현장에서 로봇을 도입하도록 장려한다. 작년 말 작업장에서 사람과 로봇(인간형이 아니라 업무보조 로봇)이 같이 근무할 경우 로봇 주변에 울타리를 치도록 한 규정을 개정했다. 로봇을 도입하는 기업에는 최대 3000만엔(약 3억원)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