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남부·중부 대피령…美 역사상 가장 큰 허리케인 피해 우려

초대형 허리케인 '어마'가 카리브해 섬들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9일(현지시간) 미국 남동부로 접근하면서 '첫 관문'인 플로리다 주(州)가 공포에 휩싸여 있다.

대서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중 역사상 가장 강력한 어마는 풍속 최고등급인 5등급으로 시작해 카리브해 연안국에 큰 피해를 내고 세력이 4등급으로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최고 215km의 강풍을 동반한 채 쿠바를 지나면서 다시 5등급으로 세력을 키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태풍의 중심이 10일 플로리다 남서부를 지나면서 주 전체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했다.

어마는 현재 마이애미로부터 남쪽 365km 해상에서 서서히 북진 중이지만, 이미 플로리다 남부는 어마가 뿜어내는 엄청난 바람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국립기상청(NWS)은 플로리다 남부가 본격적인 영향권에 드는 것을 10일 오전으로 예상하면서 "키스 제도(The Keys)의 어떤 곳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어마를 '살인자(killer)'로 규정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확실히 알아야 한다.

어마는 믿을 수 없이 거대하고 파괴적인 태풍"이라며 "그것은 살인자"라고 말했다.
역대 최강 어마 상륙 앞두고 플로리다 '초비상'…"살인자 온다"
플로리다 주 정부는 일찌감치 주 남부와 중부 전체에 대피령을 내린 상태로, 전날부터 각급 대피소에 간단한 침구류와 귀중품만을 챙겨 든 주민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주는 물론 접경인 조지아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그리고 버지니아 주 바로 밑의 노스캐롤라이나 주까지 비상사태를 미리 선포해 놓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라디오와 인터넷 등을 통해 미국 전역에 방송한 주례연설에서 "폭풍의 진로에 있는 사람 모두 경계를 늦추지 말고 정부와 법 집행기관의 권고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어마로 인한 피해가 미국에 상륙한 허리케인 역사상 가장 큰 규모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