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미국 지난달 국방정보국 보고서 결론 보도 "북핵개발 중요한 이정표 도달"
"핵개발 예상보다 빨라", 소형화는 재진입기술과 더불어 '게임체인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미국 정보당국이 지난달 결론을 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이 이르면 내년 핵탄두 ICBM으로 미 본토를 실전 타격할 능력을 보유할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나온 이 결론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완전한 핵보유국'을 위한 중대한 문턱을 넘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까지 미 당국은 북한이 미 서부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의 탄도미사일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완전한 성공을 의미하는 핵탄두 소형화 및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해결하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해왔다.
"북한 ICBM 탑재 핵탄두 소형화 성공…완전한 핵보유국 문턱"
하지만 WP의 이날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 정보당국은 사실상 판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ICBM급 미사일 기술 수준이 한반도 안보지형을 일거에 바꾸는 '게임체인저'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WP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지난달 북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기밀평가를 통해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며 관련 보고서를 발췌한 것을 공개했다.

WP가 단독 입수한 7월 28일 자 DIA 보고서의 요약문은 "정보당국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에 의한 발사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WP는 이 평가의 포괄적인 결론은 보고서에 정통한 2명의 미 정부 관리들에 의해 확인됐다면서 다만 북한이 소형핵탄두를 성공적으로 시험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북한이 투발수단인 ICBM에 핵탄두를 장착해 쏠 수 있는지는 핵미사일 완성 여부의 관건으로 꼽혀왔다.

8천㎞에 달하는 미 서부까지 ICBM을 날리기 위해서는 탄두 무게를 500㎏ 이하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달 4일 ICBM급 '화성-14형'을 1차 시험 발사한 뒤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 ICBM 탑재 핵탄두 소형화 성공…완전한 핵보유국 문턱"
이러한 미 정보당국의 평가에 대해 WP는 "진화하는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한 우려가 더욱 깊어질 것 같다"며 "북핵개발이 많은 전문가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미 관리들은 지난달 북한이 미국의 도시들을 타격할 수 있는 ICBM 개발 노력에 있어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결론 낸 바 있지만, 전문가들은 원거리 목표물에 도달하는 미사일에 탑재할 소형핵탄두 개발에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봤다"며 "하지만 7월 28일 나온 보고서의 평가는 북한이 이미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결론 내렸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 정보당국은 지난달 북한이 핵탄두 60개를 제조할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과 758㎏과 플루토늄 54㎏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지난 4월 북한이 작년 말 기준으로 30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으며 2020년 보유량이 60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