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오염 계란 포함된 식품은 안전"…조사대상은 함구
식품감시단체 "안전 결론 일러…왜 당국은 안 나서나"

유럽에서 식용 가축에는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계란을 원료로 사용한 식품의 안전문제로까지 비화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살충제 계란' 파문, 계란 원료로 한 식품안전 논란으로 확산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은 물론 프랑스, 영국에서까지 '피프로닐 오염 계란'이 확인된 가운데 계란 자체뿐만 아니라 계란을 원료로 사용해 가공한 식품들도 피프로닐에 2차로 오염됐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계란은 유럽에서 빵, 케이크, 마요네즈, 아이스크림, 파스타, 시리얼, 초콜릿 등 식품 재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식품업계는 '피프로닐 파문'의 불똥이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불신과 우려를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살충제 계란' 파문, 계란 원료로 한 식품안전 논란으로 확산
네덜란드 식품업계 연맹체인 FNLI는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계란을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의 경우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이 사용됐다고 하더라도 그 농도가 낮아서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FNLI의 마리아 흐룩 국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설명한 뒤 "지금으로써는 이 제품들을 진열대에서 리콜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흐룩 국장은 하지만 얼마나 많은 제품을 조사했고, 얼마나 많은 피프로닐이 발견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소비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네덜란드 식품 감시단체인 '푸드와치'는 "피프로닐에 크게 오염된 식품이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너무 이르다"면서 "어떤 식품을 대상으로 피프로닐 검사를 했는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네덜란드 식품안전 당국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식품업계에 피프로닐 오염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맡겼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푸드와치는 "식품검사 당국은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경제적인 파장만 고려해서 이번 계란 파문을 지켜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일부 살충제 성분으로 쓰이는 '피프로닐'은 맹독성 물질로 인체에 일정 기간 많이 흡수되면 간, 갑상샘, 신장을 손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식용을 목적으로 사육하는 가축에는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살충제 계란' 파문, 계란 원료로 한 식품안전 논란으로 확산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