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개월여 700여 후원자 기부 유도…기업으로 모금대상 확대

퇴임 6개월을 맞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단 기금 모금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1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재단을 설립한 지 3년 만에 모금 대상을 기업으로 확대하고 거액 끌어모으기에 나섰다며 오바마 재단의 2분기 모금 실적을 전했다.

오바마 재단 기부자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린 기업은 미국 최대 전력생산업체 '엑슨론'(Exelon)과 IT 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 등으로, 두 기업은 최소 100만 달러(약 11억 원) 이상을 기부했다.

비즈니스 인맥 사이트 '링크드인'(LinkedIn) 공동창업자 리드 호프먼과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벤처투자가 존 도어 등도 100만 달러 이상 기부자 그룹에 들었다.

오바마는 지난 1월 퇴임 후 3개월에 걸친 휴가를 보내고 지난 4월 활동을 재개한 이래 700여 후원자로부터 기부를 끌어냈다고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오바마 재단은 분기별로 기부 규모를 '200달러~10만 달러', '10만1달러~25만 달러', '25만1달러~50만 달러', '50만1달러~100만 달러'로 나눠 명단을 발표하다가 오바마 대통령 퇴임 후 '100만 달러 이상' 그룹을 추가했다.

오바마는 재단 웹사이트를 통해 일반인을 상대로 한 소액 모금도 진행하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오바마 재단의 분기별 발표 내용은 미 연방 선거관리위원회(FEC)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오바마 재단이 정확한 액수와 기부자 상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오바마 재단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는 동안은 여러가지 제한이 있었으나, 퇴임 후 더이상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고액 기부 기업이 오바마 재단으로부터 어떤 대가를 약속받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며 '건물에 대한 명명권, 포럼 또는 프로그램 스폰서십' 등의 가능성을 예시했다.

시카고 하이드파크에 본부를 둔 오바마 재단의 첫 과제는 최소 5억 달러가 투입될 대통령 기념관 건립 사업이다.

오바마 재단은 시카고 미시간호변의 유서깊은 잭슨공원에 3개 건물과 공원으로 구성된 '오바마 센터'를 내년 초 착공해 2021년 개관할 계획이다.

오바마는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과 함께 오바마 센터 인근에 미 프로골프(PGA) 챔피언십 대회 개최가 가능한 특급 골프장을 조성하는 부대사업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