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당국 10여개 상자분량 기록검토…관련자 조사 착수
캠퍼스 확장위해 1천만달러 대출과정서 변제능력 부풀린 '사기' 혐의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부인의 부정대출 의혹에 관한 연방당국의 수사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샌더스의 부인이 버몬트의 한 대학을 불구로 만든 대출에 관해 추궁받고 있다-연방수사의 가속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연방 수사당국이 최근 그녀가 한때 학장으로 있던 벌링턴칼리지에서 압수한 10여 개 상자 분량의 기록에 대한 검토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 연방검사나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최근 적어도 6명의 관련자와 접촉한 데 이어 버몬트 주 관련 공무원을 대배심에서 증언하게 했으며, 제인 측 변호사들도 벌링턴칼리지 전직 이사들과 인터뷰해 그들이 당국에 어떤 증언을 할지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인은 과거 버몬트 주 벌링턴칼리지 학장 시절 금융권에서 1천만 달러(115억 원)를 조달하는 과정에서 부정대출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버몬트 주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 부의장이었던 브래디 토엔싱이라는 인물이 쓴 고발장에 따르면 제인은 지금은 폐교된 벌링턴칼리지의 학장으로 2004∼2011년 재직하는 동안 캠퍼스 인근 33에이커의 부지 구입을 통한 캠퍼스 확장을 위해 금융권에서 1천만 달러를 조달했다.

그러나 거액의 자금조달을 위해 제출한 담보 관련 자료가 부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샌더스 의원 측이 금융기관에 대출압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제기돼왔다.

이와 관련, WP는 연방당국의 수사는 2010년 대학 캠퍼스 확장을 위한 그녀의 부지 구입 과정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보도했다.

그녀가 금융권 대출을 하는 과정에서 대학 이사들과 채권자 등에게 추후 대출상환에 사용할 수 있는 수백만 달러의 기부금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많은 기부자는 제인이 제시한 문건에 적시된 기부 액수와 시점 등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이 대학 관계자들이 WP에 말했다.

즉, 제인이 거액의 자금조달을 위해 대출사기를 했다는 혐의에 대해 연방당국의 수사가 집중되는 셈이다.

WP는 "이 수사의 초점은 남편 샌더스 의원이 아니라 부인의 대출 사기 의혹에 맞춰져 있지만, 2016년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였고 진보 운동의 가장 인기 있는 지도자인 샌더스 의원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샌더스 의원 측 제프 위버 대변인은 "위법은 없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법무부가 2020년의 잠재적 대선 도전자를 떨어뜨리기 위한 방법으로 수사를 악용할 우려가 있어 워싱턴DC의 로펌을 고용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