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전면 폐기와 개발 금지를 내세운 새로운 국제협약이 7일(현지시간) 유엔에서 채택됐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핵보유국들은 협약에 참여하지 않았다.

유엔은 이날 총회를 열고 ‘핵무기 없는 지구’를 목표로 하는 ‘유엔 핵무기 금지 조약’을 채택했다. 오스트리아와 브라질, 멕시코, 뉴질랜드 등이 주도하고 141개국이 참여했다. 기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대체하는 조약으로 핵무기 개발과 비축, 위협 등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이다. 기존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를 요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협약을 주도한 국가들은 이번 협약을 역사적인 업적으로 평가하며 기존 핵보유국에 대한 핵무장 해제 압박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NPT가 사실상 핵보유국이 비(非)핵보유국의 핵 개발을 막는 불평등조약인 반면 새 협약은 핵보유국에도 공평하게 핵무장 해제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실제 핵보유국들이 모두 빠져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미국과 러시아, 영국, 중국, 프랑스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공인 핵보유국’ 5개국과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 비공인 핵보유국도 협약 채택을 위한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 역시 북한의 핵 위협을 이유로 협약에 반대해 참여하지 않았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