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루트 밀입국 중점 논의…망명 시스템 개혁은 '난망'
英 'EU 권리 보장' 제안 계기 브렉시트 논의도 활발할 듯


유럽연합(EU)은 23일 28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틀째 정상회의를 열고 난민 위기를 비롯해 경제성장, 무역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 뒤 폐막한다.

난민 위기와 관련, 정상들은 중앙 지중해 루트를 통한 밀입국 대응방안을 주로 논의할 예정이며 EU의 망명 시스템 개혁에 대해서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 확보와 함께 무역과 투자 개방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특히 점증하는 중국 투자자들의 공격대상인 유럽 기업 보호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개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첫날 회의에서 영국 내 거주하는 EU 회원국 국민에 대한 권리 보호 방안을 제시함에 따라 브렉시트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메이 총리는 둘째 날 회의에 도착하면서 자신의 전날 제안이 '공정하고 신중한 제안'이었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나는 영국에 거주하는 모든 EU 회원국 국민에게 (브렉시트 이후) 누구도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고, 우리는 가족이 헤어져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첫날 회의에서 EU는 테러 대응, 러시아 제재 문제 등을 논의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첫날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테러문제에 대해 "여전히 가장 큰 위협으로 정상회의의 첫 의제였다"며 정상들이 시리아와 이라크의 극단주의 세력에 합류하기 위해 이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른바 '외국인 테러 전사들'에 맞서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U는 새로운 국경정보 공유시스템을 올해 마무리 지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소셜미디어 관련 회사에 "인터넷에서 테러에 사용되는 물질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요구했다"며 "테러 물질을 적발하고 금지하기 위한 새로운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미로 필요하면 입법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EU는 항구적인 협력체제(PESCO)를 출범해 민·군간 협력을 개선하고 EU의 신속한 위기 대응 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유럽의 안보와 국방을 강화할 것이라고 투스크 의장은 강조했다.

이와 관련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달 초 출범한 유럽방위기금이 회원국 간 국방연구와 개발· 공동구매를 증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융커 위원장은 "우리는 미국 국방예산의 절반을 집행하지만, 효율성은 15%에 불과하다"면서 "연구의 80%, 구매의 90%가 국가 차원에서 배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EU는 첫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내분 사태와 관련,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내년 1월까지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