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사망·10여명부상…차량돌진 48세남성 현장서 체포돼 조사중
메이 英총리 "테러공격 가능성"…잇단 참변 혼돈의 영국 '비상내각회의'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를 당한 영국 런던에서 이번에는 무슬림을 겨냥한 테러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AP·AFP통신,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새벽 영국 런던 북부 모스크(이슬람사원)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돌진 테러로 1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경찰은 부상자 중 8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2명은 현장에서 응급 처치후 귀가했다고 확인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새벽 0시20분께 영국 런던 북부 핀즈버리공원에 있는 핀즈버리 파크 모스크(이슬람사원) 인근에서 승합차 한 대가 사람들을 향해 돌진했다.

일대는 라마단 기도를 마치고 사원을 나선 무슬림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행인들은 차량이 돌진하자 고함을 지르며 달아났으며, 일부는 차에 치여 쓰러졌다.

범인은 48살 남성으로, 현장에서 붙잡혔다.

주변 사람들은 이 남성이 도망가지 못하게 데리고 있다가 경찰이 도착하자 인계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체포해 조사 중이며, 정신 건강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정치적 의도를 지닌 테러 공격 가능성에 무게들 두고 있다.

대테러 전담 경찰이 합류해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다.

목격자들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승합차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고의로 사람을 들이받은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한 남자가 승합차에서 나와 '무슬림 다 어디 있느냐. 무슬림 다 죽여버리겠다'고 외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운전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사람들에게 붙들려 있는 동안, 나머지 2명이 도망을 쳤다"며 "모두 백인이었다"고 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테러 공격일 가능성이 있다"며 "오전 중 긴급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부상자와 가족들, 사고를 수습하고 있는 구조요원들과 뜻을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무슬림 위원회 지도부는 이번 사건을 두고 무슬림을 향한 증오 범죄라며, 당국에 모스크의 경계수위를 높여달라고 요청했다.

사상 첫 무슬림 런던 시장인 사디크 칸은 병력을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영국의 테러 경계수위는 '심각' 단계다.

영국에서는 런던에서 두 차례, 맨체스터에서 한 차례 등 올해 들어 세 차례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발생했다.

그 때문에 이번 차량돌진이 반대로 이슬람 신도들을 공격한 보복성 테러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영국은 잇따른 테러뿐만 아니라 지난 14일 발생한 최악에 가까운 화재참사 때문에 사회적, 정치적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핀즈버리 파크 모스크는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하고 몇년 동안 극단주의 사상과 연루돼 있었지만, 폐쇄 뒤 재단장을 거쳐 다시 문을 열고 나서는 10년이 넘도록 극단주의와 거리를 두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김수진 기자 viv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