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먼, 금주 후반이나 내주 탄핵안 발의…지도부는 '격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문제를 놓고 야당인 민주당이 분열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 탄핵을 본격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탄핵은 시기상조'라는 게 다수의 기류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 브래드 셔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탄핵안 문구를 만들어 동료 의원들을 상대로 회람한 뒤 어떻게 문구를 보완할지 의견을 받고 있다.

셔먼 의원은 "십여 명의 의원이 내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셔먼 의원은 하원 법사위가 자신이 제안한 탄핵안 검토를 거부할 경우 하원 전체회의에서 강제로 논의, 투표할 수 있도록 '우선동의안'을 발의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그는 이번 주 후반 또는 다음 주 탄핵안을 정식으로 발의할 예정이라고 의회전문지 더힐이 보도했다.

역시 탄핵론자인 알 그린(텍사스) 하원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를 해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 보도를 근거로 "왜 그가 탄핵당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입증한 것"이라며 "뮬러 특검을 해임한다면 이는 사법방해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뮬러 특검의 수사를 비롯해 아직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여러 갈래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탄핵부터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반론이 더 많다.

이날 열린 민주당 하원의원들의 비공개 코커스 회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저격수'들마저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잰 셔카우스키(일리노이) 의원은 "이 모든 사건이 명명백백히 밝혀져서 탄핵당할 만한 범법행위인지 사람들이 각자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해주지 않는다면 공화당은 민주당이 체계를 흔들려 한다고 공격할 것"이라며 "국가는 물론 민주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마이클 카푸아노(매사추세츠) 의원은 셔먼 의원의 탄핵 추진을 가리켜 "민주당 동료 의원들을 상처입힐 수도 있는 이기적인 책략"이라며 "공개적인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테니 호이어(메릴랜드) 원내총무도 "팩트를 완전히 모으기 전까지는 탄핵 논의가 시기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하원 민주당 지도부는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이 탄핵을 뒷받침하기에는 충분치 않은 것으로 보고 일부 의원의 개별 행동에 대해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원내대표는 비공개회의에서 카푸아노 의원의 주장을 지지하면서 "민주당은 경제와 같은 기본적인 이슈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했고, 조지프 크롤리(뉴욕) 하원 민주당 코커스 의장은 "이 정도의 이슈를 제기하기 전에는 내부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작고, 오히려 이런 움직임이 내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AP는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