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바꿔서라도 외국인 테러범 추방·극단주의자 통제 수월하게 할 것"
영국 총리 "'대테러법 방해' 인권법 폐지"…안보무능론 돌파 승부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6일(현지시간) 조기총선 투표 개시를 하루 반나절 앞두고 대테러 법에 방해가 되는 인권법을 폐지할 의사를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외국인 테러 용의자 추방을 더 수월하게 하고, 위협적이지만 기소하기에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극단주의자에 대한 통제를 확대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권법이 우리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을 막는다면, 우리는 법을 바꿔서 그 일을 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가 속한 보수당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난 뒤에도 의회가 다음 회기 중에는 유럽인권보호조약(EHCR)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최근 테러 공격이 잇따르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뒤 인권법의 일부를 대체하거나 수정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메이 총리의 이날 발표는 조기총선을 코앞에 두고 불거진 여권의 안보무능론을 잠재우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영국에서 발생한 세 차례 테러는 모두 범인이 정보기관이 인지한 인물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시망이 뚫렸다는 비판 속에 총리직에 오르기 전까지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내무부 장관을 지낸 메이 총리는 총선을 코앞에 두고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특히 메이 총리는 노동당과 다른 야당으로부터 경찰인력 감원에 책임을 묻는 공격을 받고 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내무장관으로 있으면서 경찰인력 감원을 주재했으면서 지금은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 그(메이)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메이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당 소속 사디크 칸 런던시장도 보수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런던경찰청은 보수당 집권이 시작된 2010년부터 지금까지 요구받은 6억파운드(약 8천400억원) 이외 추가로 4억 파운드를 더 줄여야 해 경찰 1만2천800명이 더 감원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런던경찰청이 이번 테러를 저지른 쿠람 버트(27)가 대테러 당국의 수사를 받은 이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발표하고, 그가 지난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를 다룬 TV 다큐멘터리에도 등장한 사실이 밝혀져 후폭풍은 더 거세지고 있다.

메이 총리는 어떻게든 이번 총선 이슈를 브렉시트와 자신에 대한 신임 문제로 돌려보려 하지만, 최근 영국서 잇따른 테러 공격 때문에 좀처럼 의제를 선점하지 못하고 있다.

보수당은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나 제1야당인 노동당이 보수당의 뒤를 바짝 좇고 있다.

지난 2∼5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보수당과 노동당의 지지율 격차가 최소 1%포인트까지 좁혀졌다는 결과도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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