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노동…3월에는 자취 감춰

북한 근로자들이 2018년 월드컵을 유치한 러시아의 월드컵 경기장 건설현장에서 일했던 증거를 확보했다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FIFA는 지난해 11월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 경기장 건설현장을 방문했을 때 북한 근로자들이 있었다고 공개했다.

당시 FIFA 경기장 건설 모니터링 팀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북한 노동자들이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고 근로조건 등과 관련된 단서를 추가로 얻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올해 3월 노르웨이 축구 전문잡지를 인용해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 경기장 건설현장에 북한 노동자 100여명이 일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이 잡지는 북한 노동자들이 휴일도 없이 매일 오전 7시부터 0시까지 일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러시아 월드컵 경기장 건설현장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강제 노역에 가까운 노동에 시달린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FIFA가 북한 근로자들의 존재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FIFA는 11월 현장 조사 후 러시아 건설업체에 북한 근로자들의 근로 환경과 관련된 우려를 제기하면서 모니터링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FIFA는 "올 3월 마지막 조사 이후에는 모니터링 팀이 북한 근로자들이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북한 노동자들은 현장에 없었다"며 "상트페테르부르크 경기장 조사 이후 러시아 월드컵조직위원회와 함께 감시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