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유독 중국 증시만 글로벌 랠리에서 소외되고 있다. 전 세계 선진국및 신흥국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유독 중국 증시만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증시를 대표하는 상하이종합증시는 지난해 말 3103.64로 마감한 뒤 지난 23일 종가기준으로 3061.95에 머물며 올들어 -1.34%의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증시를 대표하는 MSCI 월드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은 8.2% 상승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6.0%, 독일 증시의 닥스지수가 10.0% 각각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신흥국 증시도 올들어 14.2% 급증했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GDP(국내총생산) 대비 글로벌 증시의 시가총액 비율이 2000년 닷컴거품 붕괴 직전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글로벌 증시가 과열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지만 중국 증시만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이심기의 굿모닝 월스트리트] 중국 증시 전망, 비트코인 가격을 봐라
‘제2의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창업자겸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 2개월간 비트코인 가격이 100% 오르는 동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 하락했다”며 “이 기간 글로벌 증시가 모두 상승했는데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라는 글을 남겼다. 군드라흐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온라인 가상화폐에서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가격 급등의 원인을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과 연결시켰다.

지난 20일 비트코인 가격은 1비트코인당 2000달러를 넘어서며 올들어 무려 125%의 거침없는 상승률를 기록중이다. 지난 4월 초까지만 해도 10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두 달도 안 돼 배 가까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프랑스 대선 이후에도 거침없는 상승세가 이어지는 주원인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중국의 금융당국이 투기적 거래를 목적을 한 레버리지(차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증시에서 투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당국의 외환거래 통제망을 피할 수 있는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급속히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 위안화 가치도 하락했다. 22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89위안으로 지난 2일 이후 약 3주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가도 중국의 금융시장 리스크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이달 월가의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FMS)를 보면 ‘가장 큰 테일리스크’로 중국의 신용긴축을 1순위(31%)로 꼽았다. 이어 ‘글로벌 채권시장의 붕괴(19%)’가 2위를, 무역전쟁(16%)이 3위를 차지했다.

또 응답자의 56%는 중국 정부의 금융긴축 정책이 대표적 투자지표인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글로벌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10%는 중국의 긴축이 중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PMI 하락에 의미있는 충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