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탄핵론' 점화…하원 의회서 공식 요청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의혹과 관련한 '사법방해' 논란에 휘말리며 취임 넉 달 만에 탄핵국면이 점화할 조짐이 형성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의 알 그린 하원의원은 본회의장 발언에서 "나는 나를 뽑아준 유권자들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이 나라와 미국 헌법에 대한 의무감으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사법방해 혐의로 탄핵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14일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백악관에 불러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요구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나온 혐의가 '사법방해'에 해당하는 만큼 탄핵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미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공개 거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여당인 공화당의 저스틴 아매쉬 하원의원도 '러시아 커넥션과 관련한 수사중단을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했다는 '코미 메모'가 사실이면 탄핵감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며 탄핵론에 힘을 실었다.

이와 함께 미 상원 법사위는 FBI와 백악관에 러시아 대선개입 의혹 조사와 관련한 코미 전 국장의 메모와 백악관의 모든 녹취기록을 각각 제출하라고 공식 요청했다.

코미 국장이 의회 증언에 나설 경우 러시아 스캔들은 차원이 다른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코네티컷 주 뉴런던에 있는 해안경비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역사상 어떤 정치인도 (언론에 의해) 나보다 더 나쁘고 부당하게 대우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당연하지도, 타당하지 않은 일이 여러분에게 일어날 것"이라며 "그러나 머리를 푹 숙이고 싸우고, 싸우고, 싸우라.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마라. 그러면 잘 될 것"이라며 현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단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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