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랜섬웨어 공격범에 건네진 돈 약 7800만원"
랜섬웨어를 이용한 사상 최대 규모의 사이버 공격 근원지로 지목된 미국도 일부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7만달러(약 78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온라인 가상화폐)이 공격범에게 지급됐지만 데이터가 복구되진 않았다.

톰 보서트 미국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사진)은 15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운송업체 페덱스를 포함해 미국에서도 일부 피해를 입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연방정부 시스템이 피해를 본 것은 없다”고 말했다.

보서트 국토안보보좌관은 “7만달러가 좀 안 되는 돈이 랜섬웨어 공격범에게 건네졌지만 인질로 잡은 데이터 복구로 이어진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피해를 본 사례는 현재까지 150개국에서 2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랜섬웨어는 중요 파일에 암호를 건 뒤 풀어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사이버 범죄에 이용되는 악성코드다.

그는 랜섬웨어 근원지에 대해 “미국 국가안보국이 개발한 것이 아니다”며 “범죄자나 외국에서 개발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격에 이용된 랜섬웨어가 미 국가안보국(NSA)의 해킹 방식을 적용한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이번 사태에 미국 정부가 관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날 할리우드리포터 등 외신에 따르면 해커들이 월트디즈니 영화 한 편을 훔치고 거액의 비트코인을 요구했다.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계열사인 ABC 직원과 만난 자리에서 해커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영화 일부분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해커들이 볼모로 잡은 영화는 16일 개봉하는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 측은 ‘몸값(ransom)’ 지급을 거절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