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부품업체들 주가 사상 최고

애플의 사상 최고 주가 행진의 영향이 월가에서 멀리 떨어진 대만에까지 미쳤다.

대만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대만 자취안(加權·가권)지수는 11일 전거래일보다 0.3% 오른 10,001.48에 거래를 마쳤다.

자취안지수가 1만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닷컴버블이 절정이던 2000년 4월 1일 이후 17년여 만에 처음이다.

자취안지수는 올해 들어 8.1% 올랐다.

대만증시로 지난 1년간 순유입된 자금은 150억 달러를 웃돌아 중국을 제외한 10개 아시아 시장 중 가장 많았다.

차기 아이폰 수요에 대한 낙관 속에 TSMC 같은 애플의 부품업체들의 인기가 높았다.

화난증권의 데이비드 뤼 부사장은 "애플이 대만 주식을 10,000선 위로 올린 동인"이라고 말했다.

대만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자취안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1%에 달하는 반도체 회사 TSMC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천780억 달러에 달한다.

애플은 이번 주 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8천억 달러를 돌파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자취안지수의 상승에 기여한 10대 기업 가운데 8곳이 애플의 부품업체다.

폭스콘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아이폰 조립업체 훙하이(鴻海)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라간(大立), 캐처(可成) 등의 주가도 많이 올랐다.

대만 증시 랠리를 부채질하는 것은 물론 애플만이 아니다.

한국과 중국 휴대전화 업체들의 신모델 주기가 빨라져 기술과 규모의 경제를 갖춘 대만 제조기업들의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