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렌치, 마크롱에 대통령 당선 축하 전화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몰려드는 셀카 요청을 받고 있다고 말하면서 식지 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9일(현지시간) 미 NBC뉴스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식품박람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세계식량혁신회의에서 재임 시절 백악관 요리사로 일한 샘 카스와의 문답 시간을 가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악관 생활에서 그립지 않은 게 무엇이냐는 물음에 많은 것들이 있지만 대통령으로서의 고립감이 으뜸이라고 꼽았다.

그는 백악관 생활이 "소위 '거품'이라는 매우 근사한 감옥에 사는 것"이라며 "걷거나 카페에 앉기 위한 이동의 자유가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어 "이제는 그것(대통령으로서의 고립)만큼이나 나쁜 셀카의 포로가 됐다"며 농담했다.

그는 "매 두 걸음 뗄 때마다 (요청하는 사람들과) 셀카를 찍어야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시 주된 관심사이던 식량 안보와 환경을 주제로 얘기도 했다.

그는 기후변화가 전 세계 식량 생산을 위태롭게 한다고 경고했다.

파리 기후협정에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됐을 때 오바마 전 대통령은 "현 정부는 에너지 정책에서 내 정부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사적 영역에선 미래가 청정에너지에 달려 있다는 결정이 이미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첫 공식 해외 방문지로 이탈리아를 찾으면서 마테오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와의 우정도 과시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숙소인 밀라노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렌치 전 총리와 만나 한 시간가량 얘기를 나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렌치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최근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과의 '깜짝' 전화 연결을 제안했고 두 사람은 마크롱의 승리를 축하했다.

NYT는 "즉흥 전화는 진보적인 '삼두 파워'의 연결을 보여준다"며 "55세의 오바마, 42세의 렌치, 39세의 마크롱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포퓰리스트들의 세력 확장으로 혼란스러워진 대서양의 정치지형에서 대안 현실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