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北 공격 가능성은 작아…"中 존재·전쟁 고려하면 쉽지 않아"


전문가들은 미국이 미중 정상회담 기간에 시리아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폭격한 것과 관련해 "북한과 중국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도 직접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 시진핑 주석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며 "북한이 섣불리 행동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미국이 실제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북한 뒤에는 중국이 버티고 있는 데다 미국의 북한 공격이 동맹국인 한국의 직접적이고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미국의 시리아 공격과 관련한 전문가들의 평가.

◇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그런 반인륜적 행동을 했기 때문에 미국의 공격 자체는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국제사회의 응징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은 '반인륜적 불법 행위를 간과할 수 없다.

화학무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시리아 대통령까지 축출할 수 있다'고 보여주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경찰국가로서 '우리 힘 빠지지 않았다.

반인륜적 국가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리아와 북한이 가지는 지정학적 위치 등 여러 환경의 차이를 고려해야 하지만, 그다음 타깃은 언제든 북한이 될 수 있다는 간접적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도 있다.

북한에 대해 '너희가 진짜 화학무기를 쓰거나 미사일 등이 한 발 날아와 일본으로 가거나 괌에 떨어지면 우리가 가만히 있을 거 같으냐. 군사적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의지가 있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모습을 북한에도 보여줬다.

북한에 오판하지 말라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북한이 섣불리 행동하지 못하게 압박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너무 확대해석할 수는 없다.

이 건 때문에 미국의 전략적 인내가 끝나 선제공격을 우선순위에 올려놓았다고 확대해석해서는 안 될 것 같다.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시리아처럼 북한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미중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 미국이 시리아에 미사일을 쐈다.

북한, 중국에 대한 양수겸장이라고 봐야 한다.

미중 정상화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북한에 대해 직접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시진핑 주석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

북한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핵실험 하거나 도발하면 이런 옵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직접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니라고 본다.

중국이 그에 대해서 적극적 또는 소극적으로 동의해야 하는데 만만치가 않다.

한반도 특성상 군사적 옵션이 실제 행동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서울도 군사적으로 부담된다.

북한의 반격이 가해진다면 한반도가 단순한 군사적 시위를 넘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실적으로 미국도 그런 상황은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그에 동의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그렇다면 북한을 포기한다는 것인데 이는 중국으로서도 전략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시리아 폭격이 대중·대북 압박용 카드로는 활용될 수 있다.

시진핑과 김정은에게 충격파를 주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과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자국민에 대해 화학무기를 사용했는데도 군사적 응징 조치를 하지 않아 국제사회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적인 응징에 가깝게 군사조치를 취했다는 점에서 오바마 행정부보다는 역시 행동 지향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아무 때나 행동하는 게 아니라 사활적 이해관계가 걸렸을 때 행동한다.

지정학적으로 중동과 한반도는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

북한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고 실제로 아사드 정권처럼 화학무기뿐 아니라 핵무기까지 갖고 있으니 미국 입장에서 '바이털 인터레스트'(vital interest·필수적인 이익)를 위협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리아와 달리 옆에 중국이 있고 밑에 동맹국인 한국이 있기 때문에 군사적 사용을 매우 조심스럽게 고려하고 자제해왔다.

북한은 단순히 핵무기를 보유할 뿐 아니라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이) 말로만 할 것인가.

미국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염두에 두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컨더리 보이콧'도 언급하는 것이다.

현재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선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얘기를 꺼낼 때 시진핑 주석에게 '우리는 말로만 하지 않는다'고 힘줘 강조할 것이다.

미국이 (북한과 관련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제재를 해서 북한을 비핵화 협상장으로 불러내야 한다.

그런 식의 설득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미 중간 공조체계를 확립하고 그런 가운데 미중이 여타 문제에 대해 협력체계를 구축해나가는 프레임으로 트럼프가 접근할 것이다.

지금 당장 북한 선제타격은 힘들다.

여러 외교적 방안을 소진한 후에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이다.

중국이 비협조적이면 그다음 단계로 군사적 옵션 카드를 꺼낼 수 있다.

해상 봉쇄라든지 금지구역 설정이라든지 단계적 수위를 높여가는 방법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공습을 하는 시나리오도 넓은 범주 안에 있다.

◇ 정성윤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부연구위원
미국이 시리아에 폭격한 것과 한반도 상황을 직접 연계하기는 어렵다.

북한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시리아는 이미 내전 중이었지만 한반도는 그렇지 않고, 시리아는 이미 미국이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 지난 3~4년간 지속해서 간헐적 폭격을 해왔다.

예전에도 중동에서 화학무기 관련해 많은 문제가 있을 때 미국은 주저 없이 명확한 입장과 군사적 조치를 해왔다.

이번에도 그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이런 함의는 있을 수 있다.

최근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 과거에 비해 미러 간 상당한 의견 수렴이 있고 상대방의 전략적 이해를 크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움직임 있다.

그런데도 미국이 친러 입장인 시리아의 공군기지를 이번에 폭격한 것은 일정 정도 선을 넘어가는, 미국의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는 행위에는 단호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반인륜적 범죄 등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도 과거의 민주당 행정부와 같이 주저 없이 군사적 행동을 즉각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시금석이 될 수 있는 사례다.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 '휴머니티'(인류)의 문제라고 하지 않았나.

시리아에서 휴머니티에 가장 반하는 군사적 행동 있었고, 거기에 대해 미국이 즉각적으로 대응했다.

공화당 행정부는 전통적으로 강압적 방법 많이 사용한다.

초기에 자국의 전략적 이익에 대해 명확히 정의하고 거기에 벗어나는 행위들에 대해서는 강압적 조치 통해 상대방 압박한다.

순응하지 않는 상대방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애초 천명한 즉각적인 행동을 주저하지 않는다.

공화당은 베트남 전쟁 때부터 일관된 측면이 있다.

부시 행정부 때 '테러와의 전쟁'을 할 때도 그랬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밀리터리 액션'(군사적 행동)에 대한 원칙과 행동 간의 신념이 있다.

그런 것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공화당 행정부에서 자꾸 '선제공격'이라는 말이 나오니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
사실 북한에 대해서는 시리아와 동일하게 이런 식으로 단호한 행동을 보이기는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미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미북 간 언어적 표현 수위만 높아가고 있는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은 여러 단계를 거쳐 마지막에나 논의될 수 있다는 식으로 정리되는 분위기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호한 결단과 행동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북한에 대해서도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볼 수는 있다.

북한에 대해서도 단호한 행동 보일 수 있다고 북한 압박을 강화하는 효과는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북한 문제에 대해 단호함을 보일 수 있는 구조와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북한에 대해서 저런 식으로 단호하게 할 수 없다.

미국이 할 수 있는 단호한 것은 대화밖에 없다.

다른 것은, 특히 군사적 옵션은 상황이 전혀 다른 부분이다.

이번 시리아 상황이 트럼프가 얘기해온 선택적 개입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북한이 그런 개입의 대상이 될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단호함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북한 문제에서 트럼프가 어물쩍 넘어가지는 않겠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볼 수 있겠다.

그것이 군사적 압박 강화든 아니면 대화든, 그런 결정을 기대할 수 있는 측면도 있겠다.

우유부단하게 북한 문제를 방치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이상현 김효정 홍국기 기자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