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25년간 경기후퇴 없는 안정적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981년부터 2008년까지 28년간 성장한 네덜란드에 이어 선진국 중에서는 두 번째로 긴 기간이다. 경기후퇴(recession)는 일반적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의미한다.

블룸버그통신은 호주 경제가 인구 증가와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자원 수출 급증에 힘입어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25년간 안정적으로 성장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는 1991년 시장 개방을 위한 개혁 과정에서 경기후퇴를 겪었지만 이후 선진국으로는 높은 수준인 연평균 2.5% 안팎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발(發)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에도 1.3% 성장했다.

블룸버그는 호주의 ‘행운’이 중국 경제성장의 혜택을 본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호주산 원자재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호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1년 2%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분의 1 선까지 치고 올라왔다. 선진국 중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다.

호주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사울 이스레이크는 “30여년에 걸친 중국의 산업화와 경제성장 과정에서 호주만큼 많은 이득을 본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민자가 늘면서 인구가 증가한 것도 경제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블룸버그는 호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2.5% 중 인구 증가 기여도가 1.5%, 자원 수출 증가에 따른 기여도가 1%인 것으로 추산했다.

호주의 미래가 마냥 밝은 것은 아니다. 인구가 늘면서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고, 이에 따라 가계 부채가 급증하면서 경제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2015년 이후 다섯 차례나 총리 교체가 이뤄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호주의 신용등급을 현재 최고 등급인 ‘AAA’에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