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틸러슨에 맞춰 일정조정…친러·유럽경시 논란에 뒷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미국 국무부는 틸러슨 장관이 터키를 방문한 뒤 오는 31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초 나토 외무장관 회의는 다음 달 5∼6일 열릴 예정이었으며, 틸러슨 장관은 같은 달 6∼7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미국을 방문한다는 이유로 이 회의에 불참한다고 발표했었다.

나토는 반년마다 열리는 대서양 양안의 안보 회의에 틸러슨 장관이 참석할 수 있도록 회의 일정을 조정했다.

한 나토 관계자는 "이달 31일 나토 외무장관 회의를 열 계획이며, 동맹국 간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AFP에 전했다.

애초 틸러슨 장관이 다음 달 중순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이 알려지면서 미국의 유럽 경시, 러시아 중시 논란이 일었다.

미국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후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부에 대한 지지를 뒷받침하고자 나토와 긴밀히 협력해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 우방인 유럽과 공동 군사 기구인 나토를 경시하는 발언을 하는 반면, 친 러시아 행보를 보여 국제 안보 질서와 미국의 국익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에도 "독일은 나토와 미국에 막대한 돈을 빚지고 있다"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앞서 제임스 매티스 국무장관이 나토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표명했지만, 틸러슨 장관이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 불참한다는 소식은 동유럽 국가를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을 걱정스럽게 만들었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