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환경규제 등 불만 토로
통상 갈등 부추긴다는 지적도
미국 자동차업계가 정부에 대중(對中) 압박을 강화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요구에 따라 해외 이전을 줄이고 미국 내 투자를 늘릴 테니 대신 중국 시장의 빗장을 열어달라는 요구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미 자동차업계는 중국이 수입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가격경쟁을 할 수 없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배기가스 규제,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기술이전 등 보호장치도 중국 시장 공략의 걸림돌로 꼽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자동차 2440만대 중 수입차 점유율은 4%로 15년 전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당시 만든 규제를 개정할 때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WSJ에 따르면 세르조 마르키온네 피아트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는 “백악관이 중국의 무역장벽을 공격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회장도 “중국 자동차 시장은 15년 전과 완전히 다르다”며 “신흥국이 영향력을 갖게 되면 상호주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GM과 포드 등 미국의 대표 자동차회사 CEO들은 지난 1월 취임식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수차례 만나 이 같은 요구를 전달했다. 이들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국경조정세 부과도 준비할 시간만 주어진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간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 업계의 요구가 양국 간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자동차를 전략산업으로 간주하고 있어 미국의 압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정부가 성급하게 시장을 개방해서는 안 된다. 자칫 중국 기업이 재앙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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