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 미래 생각하면 양국 관계 정상화 불가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공보비서가 러시아의 미국 대선 해킹 개입 의혹을 제기한 미 정부와 언론을 '히스테리'라는 용어를 쓰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미국 국민은 '과연 다른 나라가 우리 국내 문제와 선거에 개입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가 약한가'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때"라며 "우리는 개입할 의도가 털끝만큼도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대선 캠페인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서버에 해킹 공격을 받았고, 도둑맞은 이메일 중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불리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언론에 유출됐다.

이에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은 트럼프 후보를 돕기 위한 러시아의 공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내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워싱턴 관가와 미 언론의 히스테리가 양국 관계의 미래에 큰 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냉철해지고 정신을 차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매우 유감이라며 "러시아를 매우 유해한 나라로 여기고, 러시아 대사를 매우 유해한 대사로 여기는 것은 감정적인 극단주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등을 만나 러시아 제재 해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나 '러시아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예측 가능한 파트너, 예측 가능한 대화 상대"라며 "현재 양국이 대화를 위한 편안한 환경을 갖추지 못한 것은 매우 애석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 한 달 또는 일 년의 범주에서 생각하지 말고 중국처럼 수십 년, 수백 년의 미래를 생각하자"며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양국 관계는 결국 정상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