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등 국제IB 금리인하 전망 힘 잃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더 빠르고 횟수도 늘어날 공산이 커졌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전망도 급격하게 힘을 잃고 있다.

앞서 모건스탠리 등 국제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경제를 부양하려면 미국 중앙은행이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로 촉발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무제한 통화공급에 나섰던 것처럼 한은이 과감한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과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3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영자클럽 주최 행사에서 "이달 회의에서 고용(지표)과 물가가 우리 예상에 맞으면 연방 기준금리의 추가 조정은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3·1절 전후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도 잇따라 금리 인상 관련 강경 발언을 쏟아내 전 세계에서 이달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이 확산하기도 했다.

이번 옐런 의장의 발언은 이런 전망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연준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 금리를 0∼0.25%로 낮추는 '제로금리' 정책을 폈다가, 2015년 12월에 기준금리를 0.25∼0.5%로 올렸고, 지난해 12월에 0.5∼0.75%로 한 번 더 상향 조정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올해부터 6주 단위로 열려 앞으로 4월, 5월, 8월, 10월, 11월 등 다섯 차례를 남겨두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23일 금통위에서 8개월 연속 만장일치로 연 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가계부채가 작년에 1천344억원으로 141조원이나 늘면서 사상 최대 행진을 지속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번 금통위는 1분기 마지막이라는 점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시사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인하 시그널은 없었다.

채권시장 내부에선 이번 금통위가 열리기 전에 우세하던 금리 인하 전망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는 물 건너갔고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 인상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옐런의 이번 발언으로 볼 때 기준금리 속도가 더 빨라지고 폭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장에선 연준이 5월이나 6월에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연내 2~3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옐런 의장의 시카고 연설이후 최대 4~5차례까지 올릴 수 있다는 진단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과의 금리 격차와 물가를 고려하면 하반기를 기점으로 국내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것"이라며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국면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한국에서도 금리 인하보다 인상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국면에서 한국이 금리를 내리면 양국 간 금리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자금이탈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금통위는 이미 경기 상황보다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완화 기조를 유지해왔다"며 "연내 금리 동결 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 격차 확대, 가계부채 문제를 고려해 내년에 인상 가능성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이르면 2분기나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가능성이 있지만,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 수단이 줄어들어 성장세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통화정책 카드가 사실 소진된 것이 맞다"며 "세계 성장률 추이와 한국의 민간 부분 경제활동 정상화, 다음 정권이 변수"라고 언급했다.

지난달 초 모건스탠리는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을 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와 HSBC, JP모건은 2분기 인하로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연 1.00%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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